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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09-05-26 16:33
장마철 굴비맛/임종옥
 글쓴이 : 관리자
조회 : 1,578  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장마철 굴비 맛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임 종 옥

  봄철이 되면 아직도 못 잊는 굴비 맛에 입안에 침이 고인다.
  어릴 적 할머니를 따라 인천 바닷가 어시장에 조기를 사러 간다. 조기젓을 담그고, 굴비를 만들기 위해 해마다 이맘때쯤 조기를 사러 가는 것이 빠질 수 없는 큰일이다.
  누런 조기는 어시장 바닥에 짚더미처럼 쌓여 있다. 알도 통통하게 들어서 크기도 참 컸다. 상인은 할머니께 그런 조기를 저울에 달아서 커다란 가마니에 넣어 준다. 반가마니가 넘는 조기를 사서 지게꾼에게 시켜 집 앞 우물가에 조기를 쏟아 놓으면 여자들 몇이서 손질을 하기 시작한다. 그리곤 간을 잘해서 집 주위 철조망에 촘촘히 널어놓았다.
  좀 작은 것은 항아리에 넣고 소금을 철철 뿌려서 큰 몽돌을 얹어 놓는다. 그것은 가을에 김장을 할 조기젓이다. 자주 조기를 사 먹지만 그 날 저녁엔 크고 누런 조기를 얼마든지 굽고, 졸이고, 쑥갓에 새파랗게 얹어 매운탕을 끓이고 해서 이웃들과도 푸짐한 저녁을 나눠 먹었다.
  여름 장마철, 찬물에 밥을 말아서 구운 굴비를 먹던 그 맛을 우리 손자들이 알까? 햄버거와 피자에 맛이 길들여진 우리 손자들에게 알이 통통하게 밴 물 좋은 굴비를 한 번 구워 먹여 봤으면 좋겠다.
  언제부터 연평도 인천 앞바다의 조기떼는 다 어디로 가고 돌아올 줄 모르고....... 씨가 말랐을까? 요즘 시장에는 국적 불명의 낯선 생선들이 우리네 조기인냥 자리를 잡고 있다. 생김새도 이상하고 맛 또한 낯설다. 그래서 요즘은 거의 조기를 안 산다. 제사 때나 몇 마리 사고 정이 생선이 먹고 싶으면 그래도 낯익은 고등어, 명태, 갈치를 산다.
  그런데 요즘은 고등어 값도 만만치 않다. 고등어 한 마리에 큰 것은 만원을 넘긴다. 더 이상 서민들의 식탁에 자주 올릴 수 없는 귀한 생선이 되어 버렸다. 그래도 내일 장날에는 싱싱한 고등어나 한 마리 사서 소금 살살 뿌려 삼삼하게 절여 노릇노릇 구워 먹어야겠다. 등 푸른 생선이 몸이 좋다고 하니 내 밥상 앞에 가끔씩은 고등어를 마주하고 앉으리라.